바라보는 도자기 말고, 만지고 싶은 도자기
NOT FOR EYE BUT FOR MY TABLE,
바라보는 도자기 말고, 닳도록 만지고 싶은 도자기
중국 도자기에 비견할 정도의 도기를 생산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고령토가 1768년 프랑스 리모주 주변 지역에서 발견되면서부터 프랑스 중부 도시 리모주 (Limoges)는 도자기 산업의 주요 생산지가 되었습니다 . 예를 들어, 에르메스 (Hermès)가 만드는 모든 도자기 테이블웨어는 아주 오래전부터 리모주 주변 지역 농트롱(Nontron) 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베르나르도 (Bernardaud)나 데솔리에(Dessousliers), 하비랜드 (Haviland)와 같은 프랑스 럭셔리 도자기는 지금도 이 지방에서 생산되고 있지요. 그래서 프랑스인들은 리모주 도자기라고 하면 그 이름만 믿고 눈 가리고도 산다고 할 정도 입니다.

Hermès
소량으로 생산하는 세브르나 생산이 끊긴 파리 도자기에 수집가들이 열광한다면, 리모주 도자기는 매 해 아름답고 품질이 훌륭한 도자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가정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데솔리에(Dessousliers)는 아필코라는 심플하고 세련된 비스트로용 잔으로 , 베르나르도는 미슐랭 레스토랑 쉐프만을 위한 새롭고 독특한 컬렉션들을 만들어내면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데솔리에 아필코 잔
추 후에 이 아필코 비스트로 잔을 업데이트하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베르나르도 쉐프 – 라이트 우드 컬렉션

베르나르도 쉐프 – Canisse 컬렉션
“리모주 도자기를 알아보는 건 쉬워요.
밝은 조명에 비추어 보면 불투명한 빛이 얇은 도자기 사이로 새어 나오는 것 같거든요.”
농담이 아니라, 비스킷이라고 불리는 아주 얇은 도자기에 투명 조각술 (lithophanie)이라고 불리는 양각기법으로 그림을 새겨넣은 돔 모양의 테이블 조명 장식이 입니다. 안쪽에 작은 초를 켜면 은은한 조명이 되지요. 마찬가지로 찻 잔이나 접시도 들어서 조명에 비추어보면 실제로 은은한 빛이 들어온다 할 정도로 리모주 도자기는 얇고 견고합니다.

Lithophanie – La Danse
그럼 이제 조금 심도있게 빈티지 컬렉션 이야기를 해볼까요. 리모주 도자기의 명성이 대단한만큼 과거프랑스 가정에서도 리모쥬 도자기는 크리스마스나 중요한 손님을 초대하는 식사 자리에서만 꺼내놓곤 하던 도자기 입니다. 음식을 차려놓은 테이블로 많이 쓰이는 부페(Buffet)란 용어는 접시나 크리스탈 등을 담아놓던 찬장을 이르기는 말이기도 한데 손님이 오면 바로 이 부페에서 접시를 꺼내 테이블을 장식했지요.
리모주 야생화라고 소개한 도자기 세트는 아마 부페에서 쿨쿨 잠을 자던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아주 상태가 좋은 데다 테두리 금장식이 바란 곳 하나 없이 깨끗하니 말입니다. 설탕을 담는 그릇, 밀크 팟 그리고 크기가 큰 주전자와 잔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세트는 과거 부인들이 모여 오후 담소를 나누는 자리에 주로 사용되던 서비스입니다.
리모주 야생화 도자기 in 세브르 도자기 박물관
유려하게 흐르는 곡선을 따라 흐르는 금색 테두리 장식과 흐드러지게 핀 들꽃 장식이 아름다워 아메리카노를 은은하게 타서 마시는 분이나 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주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아니라면 아주 심플한 하얀 도자기에 설탕 그릇 정도에만 포인트를 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찬장에 두고 보기만 하기보다는 자꾸 꺼내서 요리조리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도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