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디자이너, 스티그 린드베리
당신은 천재야, 스티그 !
C’est un génie, Stig!
너무 심플해서 눈에 띄지 않는 디자인이 있다.
스톤웨어의 장점을 살린 실용적인 디자인 때문에 자칫 최근의 디자인이라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러나 스티그 린드베리의 다트Dart와 론도Rondo는 디자이너가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 즉 70년대 후반에 디자인 된 작품으로 4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왔다.
아래는 스티그의 다트 디자인에 관한 좋은 글을 발췌하여 소개한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였던 스티그 린드베리stig lindberg (1916-1982)는 동화책의 삽화에서부터 텍스타일, 생활자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던 천재 디자이너였다. 그가 남겼던 베르소 versa등 일부 제품들은 그 인기 때문에 현재에도 리바이벌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을 정도다. 스웨덴 현지에서도 그 인기는 대단한데, 아마도 스웨덴 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이 천재 디자이너가 세상에 남겨준 작품 중에는 우리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dart라는 시리즈가 있다. 구스타프베리gustavsberg에서 1977년에 선보였던 스톤웨어 라인인데, 특유의 재질을 가진 크림 컬러의 바탕에 두께가 다른 블루와 블랙의 라인들을 손으로 정교하게 그려 넣은 제품이다. 학생식당에서나 사용했을 법한 심플하다 못해 밋밋한 겉모습 때문에 국내 컬렉터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많지 않은 시리즈이지만 이 다트 시리즈에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 디자이너로서 그는 이 단순한 구조의 컵을 만들었는데, 사용성에 대해 그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었던 가를 엿볼 수 있다. 컵의 손잡이에 뚫린 동그란 원형의 구멍은 성인 남자의 검지 손가락도 한 마디 정도 거뜬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불편할 정도로 꽉 끼는 것은 아니라 다른 컵들보다 손가락을 잡아주는 정도가 강해 손에서 컵이 좀처럼 미끄러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컵의 바닥 면에는 여섯 개의 돌기가 있다. 이 돌기들 덕분에 컵의 바닥은 테이블 등의 접촉면에서 2mm정도 떠 있게 되는데, 바닥의 물기 등으로 인해 컵이 테이블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디자이너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가장 감동적이라 할 수 있는 특징은 따로 있었다. 한 개의 컵만으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비밀이다. 나 또한 몇 개의 같은 컵들을 치우다 우연히 발견한 것인데, 컵의 아랫부분을 컵의 두께 정도만큼만 안쪽으로 밀어 넣어 열 개가 넘는 컵들도 수직으로 반듯하게 쌓아 올릴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컵의 아랫부분이 다른 컵의 윗부분 속으로 쏙 들어가는 구조이다. 게다가 그 두께가 어찌나 절묘한지 아무리 높이 쌓아도 빈 공간이 생겨 흔들거리는 일도 없거니와 컵의 면들이 서로 부딪쳐 그 면들이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할 일도 없다. 컵을 쌓아서 보관을 해야 하거나 혹은 여러 개의 컵들을 사용한 뒤 설거지를 위해 옮겨야 할 때 이보다 편할 수가 없다.
그의 나이 예순 하나 때 선보였던 제품이었다. 어쩌면 스티그 린드베리라는 이름이 상징하는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예술성이 가장 잘 발휘되었던 나이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생 동안 수많은 제품들을 만들어오면서, 과연 자신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이 세상에서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혹은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만큼은 충분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출처: 스칸디나비안 빈티지 팩토리 ( Scandinavian Vintage Factory 블로그, http://blog.naver.com/louispoulsen/130138509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