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조셉 디란드 (Joseph Dirand)

까사 리빙 (Casa Living) 2019년 8월 호, 글 한 효정, 사진 김민은

더 코너 (The Corner) 에마뉴엘 드 베이제 (Emmanuel de Bayser)

파리 17구 몽소 공원 근처 한적한 길가,  아르 데코로 미술로 잘 알려진 니심 드 카몬드 미술관에서 몇 블럭 떨어지지 않은 오스마니안 건물 1층에는  베를린 유명 컨셉 스토어 더 코너(The Corner)의 공동 창립자인 에마뉴엘 드 베이제(Emmanuel de Bayser)의 보금자리가 있다. 베를린에 3개의 컨셉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베를린과 파리라는 매력적인 두 도시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데. 3개월마다 끊임없이 새로운 컬렉션이 쏟아지는 패션 분야에서 벌써15년째 일하고있다. 그러나 사적인 공간만큼은 오히려 명상에 잠길 수 있도록 힘을 빼고 은은하고 심플하게 꾸몄다.  특히 파리 아파트는 패션 위크 동안 끊임없는 이어지는 브랜드 미팅과 바잉 후에 반려견 아키와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공간이기 때문이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표현된 그의 집은 다른 시기 혹은 재질의 오브제가 서로 대조를 이루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인상을 주는데 캘리포니아의 푸르름을 떠올리게 하는 아니쉬 카푸르(Anish Kapoor) 반구와  세르주 로쉬(Serge Roche)의 1930년대 석고 조명이 대표적이다. 그의 공간은 이처럼 현대 미술 작품부터 20세기 프랑스 산업디자인을 이끈 디자이너의 가구들로 기분 좋은 앙상블을 이루고 있었다 .

프랑스의 야수파 작가 조르주 데발리에 (George Desvallières)인 증손주인 그는 1 8, 19세기 예술적 환경에서 성장했다. 예술가였던 할아버지와 갤러리스트였던 할아버지 덕에 자연스럽게 예술과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독립해서 그만의 공간을 꾸밀 때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케아 (Ikea) 가구를 샀다.  현대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는 찰스 레이 임스 (Charles Ray Eames)나 조지 넬슨 (George Nelson)과 같은 6-70년대 미국 디자이너 디자인을 찾기 시작했다. ‘25년전 이베이가 생소하던 시절 갖고 싶은 디자이너의 가구가 생기면 경매도 마다하지 않던 탓에 밤을 많이 샜어요. (웃음) 그렇게 처음 이베이를 통해 구입한 가구가 플로란스 크놀 (Florence Knoll)의 아이코닉한 소파와 의자인데, 이 소파는 여전히 애장하는 가구 중 하나로 파리와 베를린 아파트를 거쳐 지금은 베를린 매장에 있습니다.’  넘치도록 화려하게 표현되는 18세기 로코코 장식이나 색이 강항 야수파 미술과 함께 자라 온 그가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몰두하게 된 것도 놀라운일은 아니었다.  ‘색이나 장식이 많은 공간을 들어서면 곧 질려 버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에 끌렸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니멀리즘으로 꾸며진 저의 집이 안락하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 그렇게 그는  자연스럽게 프랑스건축가에 눈을 돌렸고 장 프루베 (Jean Prouvé)의 스탠더 SP 시리즈 를 시작으로,  샬롯 페리엉 (Charlotte Perriand), 피에를잔느레 (Pierre Jeanneret), 세르주 무이 (Serge Mouille)의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따뜻한 공간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과거에 거주하던 건물에 매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천장이 높고, 복도를 중심으로 정확히 양분되는 이아파트의 구조가 마음에 들어 보자마자 바로 매입했다. 입구를 들어서면 프랑스 건축가 조셉 디란드 (Joseph Dirand)의 대리석 탁자가 있는 중앙 복도를 중심으로 양쪽 모두 거실 및 응접실을 두었다. 한 거실의 창은 길가로 다른 창은 중정으로나있어 하루 종일 해가 쏟아지고 사방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화장실과 주방을 제외하고는 큰 리노베이션도 않고 조금손상되었던 벽을 다시 정비하고, 서재를 꾸미고 벽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아이보리색 천으로 마감하는정도의 매무새만 고쳤다. 피에르 잔느레, 장 로와에 (Jean Royère) 등 20세기 프랑스 디자이너의 가구들로 거실을 완성한 그는 가구에 조형미를 살리고 공간미를 더해줄 오브제로 세라믹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매일 곁에서 즐길 수 없는 오브제는 원하지 않아요. 그렇게 조르주 주브 (Georges Jouve)의 세라믹의 불완전한 조형미에 마음을 빼앗겼죠. 그 불완전함 덕분에 어떻게 어느시선에서 보느냐, 혹은 그 당시 햇살이 어떠하냐에 따라 모양이 시시각각으로 변해요. 그래서 수집한 가구나 알렉산더 놀(Alexandre Noll)의 조각과 매치해보고 완벽한 자리를 찾아보려 노력해요.’ 모든 오브제가 어느 곳에 어떻게 놓였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는 청소도 자신이 직접한다. ‘안타깝게도 조카들을 아직 너무 어려서 이사한지 2년이 지났는데도이 집에 초대하지 못하고 있어요. 조금 더 크면 주브의 세라믹은 몰라도 라란(Francois-Xavier Lalanne) 의 양은 갖고 놀게 하려고요. (웃음)’ 이 집은 그의 컨셉 스토어 더 코너 쇼윈도만큼 볼거리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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