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ES, NON C’EST INÉKO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날 따사로운 햇살을 떠오르게 만드는 인테리어 덕분에 기억해두었던 곳이다. 만약 당신이 따뜻한 담요를 두르고 비가오는 소리를 들으며 커피 한 잔을 하고 싶다면 꼭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르세이에즈 (Marseillaise, 프랑스 어로 마르세유에 사는 여인을 이르는 말) Inés의 카페다. Kenzo에서 일하며 알게 된 일본 친구들이 그녀를 Inéko라고 부르는데서 연유된 카페이름은 “어라, 일본 사람이 하는 카페인가” 하며 들어섰던 나의 생각이 다르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들어서면 둘로 분리된 공간 자체가 매력적이다. 아담하게 꾸며 놓은 입구에 놓여져 있는 테이블의 공간은 따가운 햇살이 생각나는 마르세이다. 여름에 그늘에 앉아 미풍을 맞으며 브런치를 해야지.
향기로운 커피향이 진동하는 카운터를 지나 따라가면 반으로 잘 깎아 놓은 미니멀한 우든 테이블과 빈티지 조명이 있는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조금만 고개를 들어보면 유리로 마감된 천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유리 천장 덕분에 비가 오는 날 타탁거리며 유리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기 참 고즈넉한 공간이 된다. 조금 지치고 피곤한 파리 삶에서 벗어나 찾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랄까. 어쩐지 모닥불이 피는 벽난로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주 훌륭한 커피와 빗소리와 그리고 빈티지 벽조명으로 완성된 적당한 조명으로 지금은 비오는 날 가야만 하는 카페 중 하나다.
당신이 비가 오는 날 이곳을 찾게된다면 어쩌면 나를 발견하게 될 수 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