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THAN IKEA
북유럽의 국가들이 유난히 디자인에 강한 이유는 추운 날씨로 인해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아띠끄 일을 시작하면서 필자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그럴 때마다 “요거 요걸 어떻게 바꿀까” 요리조리 고민하는 버릇이 생겼다. 누구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 공간을 가장 편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많은 이가 알다시피 스웨덴의 디자인의 집결체다. 즉 모든 디자인은 스웨덴의 디자이너의 손에서 완성되지만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생산 공정은 동유럽 국가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번엔 이케아의 하얗고 심플한 디자인이 나오기 전 구스타브스베리 (Gustavsberg), 로스트란드 (Rörstrand), 예블레(Gefle)나 핀란드의 아라비아 (Arabia) 등 심플하고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디자인을 소개하려고 한다.
SWEDEN : GUSTAVSBERG
구스타브스베리는 1825년 벽돌을 제작하던 공정소에서 만들어졌다. 1830년대 말부터 단순한 모티프나 꽃장식을 기본으로 한 도자기가 만들다가 차차 영국에서 들여 온 기술 데칼코마니를 모방하면서 발전하였다. 구스타브스베리는 1917년 Kage가 수장이 되어 디자인을 담당하게 되면서 더욱 발전하게 되었는데, 1920-30년대를 모더니즘의 중심이 되어 아르데코의 실용주의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 아르데코의 두 흐름에 대한 이야기 ) 바로 이때가 북유럽의 디자이너들이 파리의 디자인 박람회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시기이다. Kage의 수제로 꼽히는 스티그 린드베리 (Stig Lindberg)는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인 1949년 구스타브스베리의 아티스트 디렉터가 되어 스웨덴 디자인의 커다란 획을 그은 사람이다. 그는 스웨덴 자두, 푸른 잎 등 자연의 소재를 여러 색감으로 기발하게 풀어낼 뿐 아니라, 기하학적이며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FINLAND: ARABIA
핀란드의 디자인은 실용적이면서도 색감이 아주 다양한데 이는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1975부터 1981년까지 아라비아의 인기 디자이너 Ulla Procopé가 컨셉을 잡고, 디자인은 Inkeri Leivo가 하여 생산된 우투아 (Uhtua) 라인을 살펴보면 한눈에 반할 정도로 깊이 있는 아름다움이 있는데, 이는 핀란드어로 호수를 뜻하는 말 우투아와 잘 어울린다. 정갈하게 떨어지는 전체적인 조형미는 물론이고 옅은 하늘색과 연분홍색 그리고 짙은 갈색의 선이 은은하게 조화를 이룬다. 현재는 생산이 중단되었기 때문에찾기 어려운 노르딕 디자인의 빈티지 잔 중의 하나이다.
저 섬세하고 유러한 선 하나 하나에 마치 의미가 있는 것 같아서 여러번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은은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 향이 좋은 커피 한 잔이면 시간을 느리게 흐를것만 같다. 베르메르의 그림도 생각이 나는 것은 아마 색감과 빛 때문이리라.